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기다림에 관하여 (1-16-월, 맑음) 본문
기다림을 기다리다
기다림은, 꽃들의 하품 속에도 고양이들의 경계심 속에도 커피 자판기 때 절은 버튼 속에도 있었다. 담뱃갑 속에도 일회용 라이터의 ‘탁’과 ‘번쩍’ 속에도 신호대기 중인 자동차들의 깜박거리는 불빛 속에도 간헐적으로 울리는 경적 속에도 있었다. 그 기다림 속에서 많은 집은 지어졌다 헐리고 꽃들은 피고 졌다.
어느 날 질투처럼 익숙한 기다림이 떠나자 맘속에는 이유 있는 강(江) 하나 덩그러니 생겼다. 그 기슭을 따라 수많은 나무가 무럭무럭 자랐다. 기다림을 기다리는 날들이 계속되자 맘속의 강물은 몸 밖으로 흘렀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동전 같은 외로움이 그 강물 속으로 찰랑 몸을 던졌다. 다시 또 낯선 기다림 곁에 나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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