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10월 13일 수요일, 교육감 미팅 본문
"책 속의 여행 말고, 책 밖의 여행을 원한다고! "―심심한 아저씨, 심하게 푸른 하늘에 괜스레 심통 나다.
그래요. 날은 좋았습니다. 깜님과의 약속 장소인 '수림공원'은 청에서 걸어가면 10여 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지요. 역사가 오래된 가든입니다. 돼지갈비와 소고기, 갈비탕 등을 파는 식당이지요. 이전에 규모가 큰 가든이 많지 않을 때는 이곳에서 각종 동문회나 친목회가 자주 열렸습니다. 고기는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이름값이겠지요. 예를 들어 16,000원짜리 갈비 정식은 형편없었어요. 맛과 양과 고기의 질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기본 반찬도 없는 그 정식은 딱 1만 원이면 적당할 거 같아요. 누가 사준다고 하면 갈까 내 돈 내고 굳이 그곳에 가게 되진 않을 거 같습니다. 식당은 모름지기 초심을 잃으면 안 되는데 말입니다. 물론 식당업도 이윤을 남기기 위한 상업행위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사람의 먹거리를 다루는 업종이잖아요. 옷을 파는 가게와는 다르지 않을까요. 아무튼 그곳에서 깜님을 비롯해 후배와 친구, 나까지 4명이 식사를 했습니다. 전무후무한 규모의 아시아아트쇼를 조직하고 있는 후배와 친구는 청을 후원단체로 넣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반대할 이유가 없었지요. 다만 경제적 후원은 어렵고 명의를 빌려주고 홍보를 해주는 정도의 후원이 될 겁니다. 홍보, 그거 만만한 일 아닙니다. 미술품 전시도 겸하는 사업이니, 학생들에게 관람을 권장할 수 있는 일이지요.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행사를 알리고 참석을 종용해 줄 수는 있을 겁니다. 다만 코로나 상황과 송도 컨벤션센터라는 지리적 여건이 장애로 작용하긴 합니다. 또한 청에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다 해도 결국 최종 결정은 해당 학교 교장이 하는 것이므로 청에서 해줄 수 있는 실제적인 도움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업무나 민원, 청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한 유쾌한 식사자리였습니다. 만남은 내가 주선했지만, 밥값은 깜님이 냈습니다. 아참, 냉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시다시피 내가 냉면을 엄청 좋아한다는 건 인천 바닥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막입이라 칭하며 대부분의 냉면에 대해 후한 평가를 주는 편입니다. 냉면을 사랑하는 냉면 마니아로서 냉면에 대한 예우를 표하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동네 분식집 수프 냉면도 맛있게 먹습니다. 하지만 수림공원 냉면은 별로였어요. 물론 입맛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잖아요. 그러니 내 평가가 결코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지요. 나 같은 막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게 다소 아쉬웠다는 말씀을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가격이 비싸면 가격 값을 하든가 가성비가 높던가 해야 하지 않겠어요? 김치는 맛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조차 주관적으로 맛있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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