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평화로운 하루 본문
하루 종일 영하의 날씨였지만 일했던 출판사로부터 작업비도 입금되었고 후배 은진이가 부쳐준 맛있는 제주산 귤이 도착했으며 저녁에는 어머니가 김치전도 만들어 준 기분 좋은 하루였다. 사실 우리집의 평화와 어머니의 평온함은 나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불편과 불안)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외출하지 않거나 어머니의 시야를 벗어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오후가 되어도 내가 외출할 기미가 안 보이는 날이면 어머니는 환한 표정이 되어 자꾸 내 방문을 두드리신다. 내가 갖다 먹어도 되는데 굳이 연시를 접시에 담아 오시거나 꿀물이나 두유를 가져다주시고, 오늘처럼 “김치전 해줄까?” 물으시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 역시 환하게 웃으며 “네, 해주세요. 고맙습니다.”하고 일부러 큰 소리로 대답하곤 하는데, 그 이유는 나의 부탁이 어머님께는 성가신 일거리가 아니라 자식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소소한 즐거움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12월에는 각종 송년회와 총회들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어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시간을 홀로 빈 집의 적막함을 견뎌야 할 텐데…… 이 분이 초저녁잠도 없으셔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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