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문화헌장 TFT + 교정완료 본문
두 시, 문화재단에서 인천시민문화헌장 TFT 미팅을 했다. 나의 최종수정안을 모임 내에서 확정하고 공론화를 위한 공청회를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일정에 약간의 차질이 생긴 모양이다. 재단의 팀장은 무척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깊은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새롭게 들어선 시 정부에서 지난 시 정부의 여러 사업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적폐는 청산해야 하겠지만 이전 정부에서 잘한 것은 그대로 승계하여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인데,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쉽고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개운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재단과 시 정부가 어떠한 형태로든 빨리 조율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과는 별개로 애초에 계획했던 일정들을 깔끔하게 매듭짓자고 결론을 내리고 일찍 회의를 마쳤다. 어쨌든 내가 할 일은 마감을 했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
다인에 들러 남은 9명의 인터뷰 기사에 대한 교정을 끝내고 출판사로 넘겼다. 피곤한 상태에서 교정을 봤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원고가 뒤쪽으로 갈수록 오타나 비문이 발견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서 인터뷰원고마다 글의 완성도에 있어 편찬가 존재했다. 황해미술제 디스플레이를 하는 예술회관으로 넘어갈까 하다가 몸이 너무도 피곤해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 집 앞 마트에 들러 6만3천 원짜리 홍천쌀을 구입했다.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집 앞이라는 이점과 퉁치기로 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체하셨는지 먹은 음식을 다 토하고 기진한 모습으로 자리에 누워계셨다. 오늘 아침, 빵 남은 게 아까워 딱딱한 것을 억지로 드셨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건데 나는 “그러게 왜 그런 걸 자꾸 드세요. 아깝다고 남은 음식 억지로 드시지 마세요.”하고 짜증을 부렸다. 어머니께서 “알았어.” 하시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오늘 하루도 참 버라이어티하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8회 황해미술제 개막 (0) | 2018.09.15 |
---|---|
그렇고 그런 하루 (0) | 2018.09.14 |
생일, 그리고 '인천풍물명인전' <산이>를 관람하다 (0) | 2018.09.12 |
일거리(교정)를 받아오다 (0) | 2018.09.11 |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하는 법이다 (0) | 2018.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