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만우절―운유당 서신 본문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오후 두 시쯤에 내리는 비나
늦은 귀갓길에 만나는 바람 앞에서도
나는 결코 당신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일제히 피는
붉고 노란 꽃들을 보면서도
나는 결코 당신을 떠올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알다시피 난 무척 용기 있는 사람이어서
아지랑이 봄 들판에 혼자 있어도
도대체 불안할 일이 무에 있을까요.
봄꽃이 당신의 목소리로 말 걸어 와도
도대체 그리울 일이 무에 있을까요.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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