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머리와 가슴의 거리는 왜 이리 먼 가... 본문
어제 연극관람을 마치고 후배들과 술 마시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나는 가망 없는 사랑에 목메고 싶지 않다는 것. 그러나 가슴과 머리의 거리는 왜 이리 먼 지. 술 때문이었을까. 후배들이 내게 보이는 것은 일종의 존경이거나 선배에 대한 의례적인 예의일 것일 텐데 가끔 나는 그것을 연심(戀心)이라고 착각한다. 사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현실에서는 자주 마음이 흔들린다. 표면적으로는 화기애애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지만 이면에는 남녀 사이의 표면장력 같은 팽팽한 긴장이 존재하는 것이라서 어느 한쪽이 특별한 마음을 표현하는 순간 그 자연스러움은 이내 깨지고 마는 것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착각' 혹은 '모종의 마음'은 발설되지 않거나 위장된 채로 내연하는 법이다. 최근 나는 그 애매한 경계에서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루 종일 어머니와 함께 있었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엄마는 누나를 부담스러워 하고,
누나는 엄마를 불편해 하고
그런 엄마가 나는 안쓰러워 보이고
안쓰러워 보이지만 힘이 돼 주지는 못하고....
그래도 어머니의 아침과 저녁을 챙겨드린 건
오늘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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