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제4차 인천민예총 정례 이사회 본문
현재 조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몰래 누군가에 대한 마타도어를 준비하고 있는 현장을 당사자들에게 발각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나의 문제를 문화예술인의 방식이 아닌 정치인의 방식으로 풀려는 시도를 할 때부터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었다. 나는 조직의 일부가 보인 그러한 모습에 분노를 넘어 허탈함을 느꼈었다. 자신들이 비난하는 상대방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여 피장파장의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말로는 문화민주주의와 진보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자신들의 파이를 더욱 많이 확보하는 것뿐이었다. 그것은 정직하지 못한 일이었으며 예술가들의 모습도 아니었다. 그러다가 일이 터지자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라니, 문화예술운동을 수십 년 했다는 것이 무색할 만큼 그것은 무척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물색없는 이사장은 조건과 상황을 타산하지 않은 채 과격한 주장만 내세우고, 뻥튀기 예산신청을 해서 많은 파이를 가져오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후배들 역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허무맹랑한 주장만 일삼고 있다. 시대가 달라졌는데도 그들은 여전히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러한 자신들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논거들은 하나 같이 속 빈 강정 같았다. 회의를 하는 내내 나는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예술가들이 순수함과 정직성을 상실한다면 시정잡배들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나도 드디어 모종의 결심을 해야 할 순간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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