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겨울 이야기 본문
센티한 겨울여행을 그리던 친구들
눈발 속에서 흔들리는 여객선을 타고 섬으로 가고
나는 빈 도시에 남아 감기몸살을 앓았다
드뎌 섬에 도착
안개 속에서 말없이
우리의 침입을 지켜보고 있는
거대한 섬이 섬뜩하게 느껴짐
동해의 비릿한 바닷내와
갈매기소리가 버무려진 휴대폰 문자 속에서
친구들의 왁자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때 도시의 누이들은
쌓인 눈 위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일터로 가고
심한 감기를 앓던 나의 목에선
기어이 피가 배어 나왔다.
친구들이 눈 내린 해변에서 눈꽃을 찍을 때
혹독한 겨울을 나지 못한 채 죽어 간
몇몇 영혼들은 꽃으로 피어났다
이내 졌다. 그리고 도시에는 혹한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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