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 새로운 희망 (6-3-화, 맑음)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역대급인 79.4%. 투표가 끝나자마자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12% 정도 앞섰다. 방송 3사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각 당이 보인 표정을 화면으로 보여주었는데, 당연히 민주당은 환호성을 질렀고, 국민의힘은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실제 개표 결과는 출구조사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당선자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오후 11시를 넘어설 때쯤 MBC는 이재명 후보를 당선 유력 후보로 지정했다. 초반에는 김문수 후보가 앞서기도 했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이재명 후보와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졌다. 하지만 애초 출구조사에서 밝혔던 12.4% 만큼 차이가 벌어지진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진보 유튜버들은 난리가 났고, 보수 유뷰버들은 절망과 탄식을 반복하거나 상대편에 대해 저주를 퍼붓고 조롱했다. 그나마 점잖은 표현은, 밑바닥부터 시작한 김문수 후보가 40% 넘게 득표한 것에서 보수의 부활 가능성을 보았다는 말이었다. 그들의 자의적 정신승리가 안쓰러웠다.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은 한자리수였다. 선거운동 말미에 내뱉은 성희롱적인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그러나 건강하고 깨끗한 정치를 표방한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내란을 옹호하고 여성을 비하하며 젊은이들을 갈라치기 한 파렴치한 보수 정당의 후보들보다 턱없이 낮은 득표율을 보인 건 가슴 아팠다. 아직 한국사회는 진보정당을 수용할 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선전한 권 후보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암튼 내란으로 촉발된 대통령 선거에서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 보수 세력을 물리치고 그나마 차악인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높아보여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 다만 국민은 잘못된 것도 바로잡을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내란 세력을 10명 중 4명이나 지지한 몽매함의 극치를 보면서, 현실 정치의 어려움을 아울러 느꼈다.
아무튼 민주당 후보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하게 되면, 애초 약속대로 내란 옹호세력들과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선동꾼들을 단호하게 응징해 주었으면 좋겠다. 권력을 남용해선 안 되겠지만, 악의 카르텔을 분쇄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권력을 당당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전 정권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희힘은 자신들의 권력을 얼마나 노골적으로 휘둘렀는가? 그러니 새로운 대통령과 여당은 위대한 국민의 뒷배를 믿고 제발 적폐들, 이를테면 법원과 검찰, 쓰레기 언론의 비리를 잔혹할 정도로 냉정하게 척결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