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양이의 동공 속에 숨은 겨울 (1-28-일, 맑음)
달빛사랑
2024. 1. 28. 20:54
명절을 앞두고 형제들이 가족 묘역을 둘러봤다.
명절 2주 전이었지만 미리 묘소를 다녀가려는 참배객들로 공원 입구부터 차들이 붐볐다.
묘석 옆 화병의 꽃이 변색되어 있어, 꽃을 좋아하던 부모님께 죄송했다.
엄마의 애창 찬송과 아버지의 애창 찬송 한 곡씩 부른 후,
간단하게 예배를 보고 우리 집 근처 식당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헤어졌다.
오전, 나를 태우고 묘역으로 가는 차 안에서 아들은
서초동 대법원으로 갈 기회가 생겼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면 나의 의견을 물었다.
나는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지 응원할 테지만,
아비로서는 인천에 남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아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식당에서 아들은 다른 가족들에게 동일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동생과 제수씨는 물론 자형까지 모두 "우리는 찬성, 이왕이면 큰 물로 가야지" 했다.
그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모든 걸 너무 낙관적으로만 보고 있거나
깊은 고민 없이 대답해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 내외는 최근 동춘동에 새롭게 학원을 확장 이전했는데
임대료와 관리비가 꽤 부담되는 모양이다.
이 불경기에 왜 학원을 확장 이전했는지 의아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 동생 부부의 사업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큰누나는 건강이 안 좋아 참석하지 못했고 작은누나는 근무 때문에 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