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3년 추석 명절 (9-29-금, 구름 많음)
달빛사랑
2023. 9. 29. 20:50
추석 명절날이었지만 여느 때와 다를 게 없는 하루였다. 6시에 기상해서 7시 30분쯤 샐러드로 아침을 먹고 40분 운동하고, 유튜브를 보다가 12시 30분에 점심 먹고, 낮잠을 자거나 집안일하다가 7시쯤 저녁 먹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11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루틴, 나의 휴일 루틴이다.
오전에 누나가 귤과 송편을 가져다주었다. 송편은 혈당을 올릴 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명절 음식은 먹어야겠다고 생각해 받아 놓았다. 일 년에 한 번뿐이잖은가. 내 인생에 천 번 만 번 만날 수 있는 추석이 아니니까 말이다.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 올까 내심 기대했지만 예상대로 전화는 오지 않았다. 아들 녀석은 아마도 지난번 생일상 차려 준 걸로 퉁친 거라 생각하고 있을 게 뻔하다. 특별히 불만은 없다. 우리 부자가 애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거나 자주 살갑게 인사 나누는 사이는 아니잖은가. 그런 건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왔어야 한다.
자기 전에 보름달을 보려고 테라스 밖에 나가보았는데, 구름이 많아서 볼 수 없었다. 그래도 군데군데 구름이 성긴 하늘이나 엷은 구름 사이로 연한 달빛을 흘려내고 있었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달은 잠깐잠깐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기는 할 것 같았다. 용케 보름달을 만난 지인들의 사진이 하나둘씩 SNS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도 없었던 참 조용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명절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