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가슴이 벌렁거린다 (04-28-금, 흐림)

가슴이 벌렁거리는(뛰는)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설레서 뛰기도 하고 불안해서 뛰기도 하잖아. 설레서 뛰는 가슴은 내 의지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지만,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설렘은 무척 긍정적인 마음의 상태이고, 온전히 내 몫의 감정이라서 내가 포기하면 혹은 내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면 '특정 설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지극히 편의적인 생각에서다.―불안해서 뛰는 가슴은 내 의지로 제어가 안 된다.―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미래에 관한 불안은 내 힘만으로는 막기 어렵다는 다소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생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아니다, 그 반대인가. 아, 모르겠다. 설렘과 불안은 감정의 작동 방식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둘을 같은 경우라 뭉뚱그릴 수는 없다. 물론 설렘과 불안이 자주 착종되긴 한다. 설렘이 깨질까 봐 불안해하는 일이 자주 있지 않은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그리고 어떤 불안은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비롯되는 것일 텐데, 사실 미래를 알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예측해 보는 것일 뿐. 그리고 그 예측이 항상 맞는 건 아닐 테고.❚ 예지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또 미래를 알 수 없어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인 경우도 있지 않은가? 만나게 될 불행이 필연적이라면 그걸 미리 안다는 게 오히려 불행 아닌가. 점점 다가오는 살인자를 지켜보다 죽임을 당하는 사람처럼. 빙빙 돌아왔지만 가슴이 뛰는 이유가 하나가 아니라면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설렘 때문에 가슴이 뛰었으면 좋겠다는 것, 설렘과 '가슴 뛰다'가 늘 동의어였으면 좋겠다는 거 아닌가. 쓸데없이 말이 길었다. 그리고 새삼 이런 바람을 가져보는 이유는 그만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나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랑이든 사건이든, 업무든 인간 관계든 모든 부면에서 내가 주도권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