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 신발 뒷굽이 편마모 되는 이유

달빛사랑 2021. 12. 8. 00:25

 

 

어쩌자고 나는 반듯하게 살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편마모는 보통 신체 균형이 맞지 않을 때 발생한다. 자동차 바퀴도 휠 얼라인먼트의 균형이 맞지 않았을 때, 편마모가 발생한다. 월요일에 만난 사람과 정치 이야기를 했다. 수요일에 만난 사람과는 매번 할 때마다 서로의 감정만 상하게 하니 정치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자며 정치의 환멸, 환멸의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치를 부정하며 지극히 정치적인 대화를 정치적으로 나눈 것이다. 그리고 또 이를테면 오늘 점심을 생각해 보자. 점심에는 참치 정식을 먹었다. 정책기획팀 부서 단체 회식이었다. 보좌관 박 모는 노사과 직원들과 점심을 먹기로 해 함께 가지 않았다. 가장 막내인 차 모는 총무과 소속이라 홀로 먹어야 했다. 직장에서 홀로 식사하는 일은 무척 드문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식사를 하고 들어왔더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는 왕따인 게 분명해요. 서러워 죽겠구먼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간관계에 있어 편마모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섬세하게 배려해야 한다. 부서 회식에 따라오지도 않았겠지만, 그래도 슬며시 "차 보좌관, 점심 함께하지."라고 제안했어야 한다. 그게 균형이다. 말 보시는 관계의 편마모를 방지하는 손쉬운 방법이다. 위선적일 필요는 없지만, 가끔 위악도 필요하다. 그것이 한쪽으로 기운, 균형감각을 잃은 삶을 사는 것보다 훨씬 적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더욱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