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1월을 시작하며

달빛사랑 2021. 11. 1. 00:33

 

 

11월입니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아니 떠날 수 없는 것들은 시간 앞에서 완강한 법입니다. 거리와 들판, 산 중의 푸른 잎들을 노랗고 빨갛게 색칠을 하고 최후로 대지가 그 색들을 다시 불러 모을 때까지 11월의 입술은 토라진 아이의 그것처럼 굳게 다물어져 있을 겁니다. 어느 새벽엔가 서리는 11월의 방심을 틈타 하얗게 이곳을 찾을 것이고, 풀풀풀 눈발 날리며 겨울은 손님처럼 우리 앞에 서 있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가을은 우리 앞에 있습니다. 11월의 가을은 완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