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민주화운동센터 인권 슬로건 공모 심사
달빛사랑
2021. 9. 16. 00:21

모든 공모가 그렇듯 자신의 작품이 최종 당선되기 위해서는 운이 필요하다. 물론 일단은 작품이 좋아야 하겠지만, 작품이 객관적으로 좋다하더라도 (사실 ‘객관적으로 좋다’라는 표현도 어폐가 있긴 하다) 심사위원들의 취향도 각기 다르고 심사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 그들의 집중력도 자연스레 떨어지기 때문에 간혹 킬링 포인트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은 역설적이게도 모든 응모자들에게 공평하다. 슬로건, 그림, 포스터, UCC, 켈리그라프 등의 작품을 일반부와 청소년부로 나눠서 심사했다. 어떤 부문은 일반부보다 청소년부에서 좋은 작품이 나왔다. 작품들 중 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 매력적인 작품은 많지 않았다. 공모의 취지와 심사위원들의 기호에 의식적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해서 오히려 진부해진 작품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신선하고 창의적인 작품들도 더러 눈에 띄어 당선자 없이 심사를 마쳐야 하는 상황은 오지 않았다. 심사는 2시간 반가량 진행되었다. 심사를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심사위원장인 우재 형이 술이 동했는지 연태고량주와 고추잡채를 주문했다. 한 잔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고 잠깐 고민했으나 꾹 참았다. 내일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술을 앞에 놓고 유혹을 이겨낸 내가 스스로 대견했다. 내일 접종도 1차 때처럼 무탈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