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비 내리는 4월 16일, 다시 그날.....
달빛사랑
2021. 4. 16. 00:26

“기억하마 아들아 딸아 꽃 피는 봄날 너희는 그렇듯 지고 채 피지 못한 너희의 꿈들이 아우성치는 진도 앞바다 미처 눈물 흘릴 틈도 없이 도둑처럼 찾아든 그 매정한 물결 너머로 부표(浮漂)처럼 떠다니는 너희의 마지막 웃음소리 기억하마 멈춰진 시간과 함께 수장된 너희의 꿈 너희의 노래 너희의 환한 인사 기억하마 이후로 오랫동안 못난 어른들의 무심한 일상 위로 질기디 질긴 환청으로 흐를 너희의 절규 너희의 원망 야속해 하던 눈빛 기억하마 그러나 너희는 결코 용서하지 마라 어른들의 탐욕과 어른들의 안일과 어른들의 나태와 어른들의 무관심과 너희의 화사한 희망을 시샘한 ‘세월’의 용렬(庸劣)을 결코 결단코 용서하지 마라 (……) 내 너희를 위하여 짧은 노래를 지어 부르니 먼 하늘길 쉬엄쉬엄 가면서 노래를 불러라 뒤돌아보아선 안 되느니” | 문계봉, ‘진혼곡조(鎭魂曲調)’ 중에서
다시 찾아온 4월, 꽃과 새와 바람과 모든 사물마저 사람의 표정으로, 사람의 말을 하며, 사람의 목소리로 울다 침묵하고 수런거리는 슬프디슬픈 비탄의 시간 앞에 우리는 있습니다. 기억하겠다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입술을 깨물며 수없이 했던 다짐들, 봄꽃의 낙화와 무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히고 무뎌질까 두렵습니다. 그리하여 슬픔을 추스르며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진실은 결코 침몰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