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교육청 일기 : 밥은 함께 먹어야 제맛이지
달빛사랑
2020. 9. 29. 08:51
오늘은 보좌관들이 모두 외근을 하거나 다른 일정이 있어 혼자서 점심을 먹었다. 그동안 점심은 식사 속도가 빠른 그들에게 보조를 맞추느라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서둘러 먹곤 했는데, 오늘은 모처럼 맘 편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혼자 밥을 먹다가 문득 알게 되었다. 왜 공무원들(은 물론 직장인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함께 밥을 먹는지를…….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고른 후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 없이 호젓하게 식사하니 얼마나 좋아.’ 하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손님이 만원인 식당 안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은 왕따인가. 왜 혼자서 밥을 먹지?’ 하고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우르르 함께 몰려나간 그들은 식당 밖에서도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며 걸어갔다. 순간 ‘아, 저런 것이 소위 말하는 소속감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식당을 나와 교육청 쪽으로 걸어오는데, 비서실과 보좌관실 동료들이 갑자기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 원 참. 이거야, 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