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랜만에 만난 산뜻한 가을
달빛사랑
2020. 9. 18. 08:34


소중한 시집 한 권이 도착했습니다.
시인을 꼭 닮은 시들로 가득했습니다.
안상학 형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안상학 형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시들이 좋고 맑은 건 당연합니다.
고단한 가을이 형의 시로 인해
조금은 넉넉해질 수 있을 듯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눈 시린 저 가을 하늘처럼
삶도 그 삶을 담은 시들도 한결같이 푸르길 기원합니다.
먼 곳ㅣ안상학
내 몸의 가장 먼 곳이 아픈 것은
내 마음의 가장 먼 곳이 아픈 까닭이다
내 마음의 가장 먼 곳에 가서 하루 종일 간병했더니
내 몸의 가장 먼 곳이 나았다
그 마음의 먼 곳에서 몸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
또다시 마음의 먼 곳이 생겨났다
나는 또 머지않아 몸의 가장 먼 곳이 아파올 것을 예감한다
좀처럼 가닿을 수 없는 먼 곳이 있어서 나는 오늘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마음을 살아간다
내 몸의 가장 먼 곳에도 곧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거라는
마음의 일기예보를 예의 주시하는 오늘 밤도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