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불안하지만 지키고 싶은 소소한 행복

달빛사랑 2019. 1. 13. 22:30

하루하루가 변화 없이 지나가고 있다. 문득 이러한 평범한 시간이 불안하다. 내 것이어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만 정신없이 달려온 10년의 세월 동안 이러한 평화를 느껴 본 것은 올 겨울이 처음이다. 뭔가 진취적인 삶은 살아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다. 어머니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겨울을 통과 중에 계시고, 통장의 잔금도 현재까지는 넉넉하다. 지난 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아들도 드디어 발령이 나서 다음 주부터 법원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다만 전주지법 군산지원으로 발령이 나서 물설고 낯선 곳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 다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젊었을 때 2년간의 객지 생활은 오히려 인생에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무튼 평범한 이 행복을 가능한 한 오래 누리고 싶다. 큰 욕심은 없다. 작고 소소하지만 몸도 맘도 다치지 않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행복이면 족하다. 하긴 그 만큼의 행복을 지키고 누리기 위해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긴 하지만……. 담배 피우러 나가 올려다 본 하늘에는 손톱 같은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명절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