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기
달빛사랑
2018. 12. 26. 22:00
몸이 운신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다. 여전히 기침이 나오고 허리와 배는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욱신거리는 근육통이 남아 있지만 감기몸살은 이제 내 몸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느낌으로 안다. 찾아올 때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듯이 나갈 때도 느낌으로 안다. 이번 몸살감기는 생각보다 빨리 내 몸을 떠나는 편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집안 청소를 하고 마트에 나가 장도 꽤 든든하게 보았다. 어머니 드실 고기와 내가 먹을 닭도 사고 파리바게트에 들러 달달한 빵도 한 봉지 사왔다. 집에 먹을 게 떨어진 것도 아닌데 몸도 안 좋은 애가 찬바람 쐬며 뭔 놈이 장이냐며 어머니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셨지만 오랜만에 만난 바람이 싫지 않았다. 다만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여전히 안쓰러웠다. 며칠 병치레를 했기 때문인지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 잃은 반쪽을 되찾으려면 잘 먹어야 한다. 오늘부터 맹렬하게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