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당할 수 있는 약속만 해야하는데....

달빛사랑 2018. 11. 7. 23:30

저녁나절 갈매기에 들러서 많은 선후배를 만났다. 고맙게도 다른 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서 모 선배가 내가 마신 술값까지 계산해 주었다. 모름지기 선배라면 주머니가 든든할 필요가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반드시 왼손이 알게 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계산을 하는 순간만큼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법이니까. 돈의 효용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게 술값 계산이다. 서 모 선배에게 빚이 늘었다.

 

늦은 시간 사진작가 류 모 선배가 연락을 해 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최근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해 줄 것을 제안해 왔다. 다른 일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덜컥 승낙을 해버렸다. 술이 원수다. 유명 사업가의 자서전을 쓰는 일인데, 일단 7백만 원이라는 보수가 매력적이었다. 전업적인 글쟁이의 삶을 살아가는 나로서는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에잇, 모르겠다. 일단 부딪쳐 보자.

 

다른 자리에서 술 마시던 화가 김 모 선배가 일행들과 헤어진 후 내 자리로 와서 같이 술을 마셨다. 얼마 전 내 초상화를 그려준 선배인데 내년 4월에 전시회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 그 전시회의 추천사를 써주기로 약속을 했다. 오늘 앞뒤 재지 않고 너무 많은 글 약속을 한 것 같다. 하지만 계기가 있어야 책상 앞에 앉게 된다. 특히 김 선배의 전시와 작품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도 글을 써주고 싶긴 했다. 다음 주부터 무척 바빠질 것 같다. 감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