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축제는 끝나고 갈등은 남고.....

달빛사랑 2018. 10. 14. 23:30

오후에 부평풍물대축제 현장을 둘러보고 곧바로 개항장예술축제 폐막식에 참석을 했다. 개막식 당일보다는 많은 청중이 객석에 앉아 있었지만 3억을 들인 축제의 규모로서는 아쉬움이 많은 숫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조직하고 진행한 많은 재단 직원들과 스텝들의 노고는 그것대로 격려 받아 마땅할 것이겠지만 준비단계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나로서는 마음이 개운치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역 문화계와 일부 언론으로부터 축제의 정체성은 물론 당위성까지 질타를 받아왔던 터라 나뿐만 아니라 재단의 축제 담당 직원들은 심적 부담이 만만찮았을 거라 짐작된다.

 

물론 시민의 혈세로 진행하는 축제인 만큼 그것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매우 엄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판에 대해 가해진 과도한 비난들은 정당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축제가 노정한 문제점들과는 무관하게 그들의 비난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뭔가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 작동되는 마타도어라는 느낌마저 든다. 자신들이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야 인지상정이겠지만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근거로 비난을 해대는 행위는 너무도 소아병적이 아닐 수 없다.

 

문화 예술 영역에도 권력이 작동하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난무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자신들의 이해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차별적인 비난을 일삼는다거나 격한 표현들을 동원해 인신공격을 해댄다면 앞으로 문화적 협업이나 정당한 문제제기의 가능성은 난망한 것일 수밖에 없다. 이쪽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정말 문화건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핏대를 세우고 앞장서서 비난을 하는 인사들일수록 특정 사업에 이해가 걸려 있거나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지원 대상에 들지 못한 이들이 많다. 결국 내로남불, 욕망의 상충일 뿐인데 자신의 욕망은 정당하고 상대방의 욕망은 탐욕스럽다고 강변하고 있으니, 그 어느 때보다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폐막공연으로 올라온 박혜경 이사의 무용 공연을 보고 미경, 은선, 동렬, 혜경, , 다섯이 구월동으로 나와 뒤풀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