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랜만에 찾은 소래포구

달빛사랑 2018. 4. 8. 23:30

점심 먹고 막 설거지를 끝냈을 때 후배 커플의 전화를 받았어요. 소래포구로 나갔습니다.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졌어요. 후배가 살고 있는 제물포로 불렀으면 나가지 않았을 텐데, 소래포구는 우리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곳이고 오랜만에 포구의 흥성거림을 보고싶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나갔더니 일주일 간 안 보여 안부가 궁금했던 후배 오 모 군도 나와 있더군요.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가재요리를 시켜놓은 겁니다. 살면서 바닷가재 요리를 먹어 본 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일이었는데, 암튼 입이 호강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를 불러낸 후배는 술을 마시면 다소 격정적으로 변하는(나는 이게 이 친구의 주사라고 확신합니다) 경향이 있어 좀 불편합니다. 이날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3(2차는 구월동 마술’ 3차는 근처 꿀주막’) 자리에서 다른 후배와 언쟁을 벌였습니다. 물론 그 친구의 문제제기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오늘 그 자리에서 언쟁을 벌일 쟁점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내 분위기는 회복되긴 했지만 조금 불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후배가 술을 마시자고 하면 자꾸 꺼려지게 되는 거지요. 그것만 아니었으면 무척 유쾌한 하루였는데, 분명 그 일은 옥의 티였습니다. 좋은 자리에 나를 불러내 준 후배의 마음만은 진심일 거라 믿습니다. 그 진심과 불편함을 퉁치기로 했습니다


돌아올 때도 비는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전혀 춥지는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봄밤이었습니다. 빗물에 떨어진 꽃잎을 밟으며 돌아오는 길, 마음도 보들보들 해지더군요. 다음 주에는 날이 더 풀려서 엄마와 함께 대공원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