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시집이 나왔다
달빛사랑
2017. 12. 23. 08:29
예정보다 많이 늦었지만 드디어 시집이 출간되었다. 몇 번이나 교정을 봤는데도 오류가 하나 눈에 띄었다.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메이저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시집임을 감안할 때 무척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예민한 독자가 아니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것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랄까. 어쨌든 2쇄를 발행할 때 교정할 수밖에.
막상 시집이 나오니 기쁨보다는 두려움과 조바심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리 썩 만족스러운 시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들은 서너 권의 시집을 발행할 때 나는 이제 비로소 첫 시집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시집 안의 세계관이나 문제의식이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20여 년의 시력을 한 권의 시집으로 정리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다만 이번 시집에 대해 나는 본격적인 시 창작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교두보로서의 의미를 두고자 한다. 새롭게 준비하는 두 번째 시집부터는 나만의 시 세계가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 믿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주고 싶다. “수고했어. 이제부터가 시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