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징용노동자상 건립 백서 출간기념회(노동사목)

달빛사랑 2017. 12. 1. 21:30


지난여름 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인천시민 사회가 함께 했던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건립사업의 전 과정을 정리한 백서가 출간되었다. 이번 사업은 관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시민들의 성금으로만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처음에는 1억 원 가까이 되는 제작비를 과연 짧은 기간 안에 모을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의외로 높고 많았기 때문에 애초 목표로 했던 모금액을 초과해서 모을 수 있었다. 게다가 작년 소녀상 건립 당시에 제기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인지 작가 선정에서부터 건립 전 과정에 있어 별다른 문제없이 일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인천민예총은 작년에 이어 이번 사업에도 추진 주체로 참가하여 모금은 물론 작가 선정 및 당일 문화행사까지 건립 과정 전반을 책임졌다. 지역 단체 및 시민사회와 함께 의미 있는 행사를 치러내는 것은 민예총이 지향하는 사업 방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기에 그 모든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발간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노라니 그야말로 음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한 숨은 일꾼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알 수 있었다. 그 모든 이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결코 쉽지 않았던 건립사업을 성과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징용노동자상은 공간성, 역사성, 예술성 모든 면에서 지금껏 건립된 그 모든 역사적 조형물 중에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의 표정에는 뿌듯함과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이제 문제는 그것의 보존과 의미의 확대 재생산에 주력을 해야 할 때다. 조형물 하나를 만들어 놓는다고 역사가 제대로 바로 잡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조형물에 담긴, 그리고 그것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문제의식이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공유되고 확산되어야만 그때 비로소 하나의 조형물은 역사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2월의 첫날, 함박눈이 내렸다. 비록 쌓이지는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장하게 내린 눈발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모양이다. 각종 sns에도 눈 소식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내게도 사실 오늘이 첫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