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머니와 소고기

달빛사랑 2017. 11. 25. 21:00

소고기는 역시 맛있더군요. 모처럼 쉬는 주말, 장에 들러 소고기를 한 근 사다가 어머님과 구워먹었지요. 입맛 없다던 어머님도 맛있게 드셨습니다. 최근 몇 숟가락 뜨시다 밥그릇을 물리던 어머님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는데 잘 드시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머님도 분명 드시고 싶은 게 있을 텐데 자식들에게 민폐가 될까 봐 말씀을 안 하시는 게 분명합니다. 다 드시고 난 후 아들이랑 같이 밥을 먹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아주 배부르게 먹었네.”라고 하시며 밝게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이 너무 좋아 나도 또 환하게 웃었습니다. 6만 원어치 소고기가 하나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어머니와 지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머님은 소고기 아니라 그 어떤 산해진미 반찬보다도 나와 함께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마도 훨씬 좋았을 겁니다. 저녁이 되자 날이 흐려지고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