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0월의 마지막 날

달빛사랑 2017. 10. 31. 23:34

[사무실 나서기 전]

잊혀진 계절, 원 없이 듣겠군.

인천시의 문화포럼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하버파크 호텔에 가기 전이다.

회의비를 준다니까 가긴 가는데

도대체 이런 관변 행사는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이냐. 한 시 38분.

 

[집에 돌아와서]

잔혹한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인천문화포럼 한마당 잔치가 열린 신포동 하버파크호텔에서 하품을 쩍쩍하며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다가 영화배우 김주혁의 교통사고 소식을 만났다. 그와 나는 살면서 단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은 무척이나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고, 특히 그 죽음의 방식에 가슴이 저려왔다.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방송을 통해서 그에 대한 익숙한 이미지를 나는 선취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40대 중반, 한창 나이인데……. 그러나 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미처 추스를 겨를도 없이 곧바로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김이구 선배의 갑작스런 부고가 전달되었다. 심장마비라고 했다. , 그 사람 좋은 선배가 어째서……. 선배는 올해 초에 애틋하게 사랑했던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는데, 그 상실감이 형을 황폐하게 만들었던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하늘은 착하고 어진 이들을 자꾸만 먼저 데려가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거실에서 넘어져 7, 9, 10번 갈비뼈가 골절되었다는 동생으로부터의 문자. , 오늘은 내가 뭔가에 홀린 날 같았다. 정말 대문 밖이 저승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은 개뿔! 그나저나 가공할 고통의 밤을 어머니는 어찌 견디실꼬. 주여, 당신의 종과 함께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