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말복에 만난 장한 소나기

달빛사랑 2017. 8. 11. 17:57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 추천위원회 회의 때문에 문화재단을 찾았어요. 회의를 막 시작하려 할 때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의 우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였지요. 회의를 끝내고 식사를 하러가기 위해 나왔을 때도 비가 하도 맹렬하게 내려 일행들은 결국 우산을 포기하고 재단 직원의 차를 타고 식당까지 이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는 그 당시 동구 쪽에서만 내렸다고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말짱하게 개어 있었지요.

 

사무실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을 때 이곳에도 점심나절 신포동에서 만났던 그 맹렬한 소나기가 찾아왔습니다. 마치 포탄이 터지는 것 같은 굉음을 내는 천둥 번개도 함께 찾아왔지요. 창문을 통해 들이친 비로 사무실 바닥은 삽시간에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 내리는 모습이 하도 장관이라 걸레질을 해야 하는 불편함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소나기는 마치 지역을 옮겨 다니며 시위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맹렬하게 내리던 소나기는 이제 그쳤고 더욱 밝고 투명한 햇살이 내려쬐고 있습니다. 여름만이 부릴 수 있는 조화겠지요. 이제 가을로 성큼 들어설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말복의 오후가 내린 소나기로 말갛게 빛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