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8월이 시작되었어요

달빛사랑 2017. 8. 1. 18:30

8월이 시작되었어요. 내가 태어난 것도 8월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8월입니다. 평생을 한량으로 사시다가 말년에는 성경공부로 하루를 소일하시던 아버지는 정을 떼려했던 걸까요. 떠나시는 날도 무척이나 혹독한 폭염 속이었지요. 그리고 오래 전 9살 형이 하늘에 든 것도 여름이었지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지아비와 아들을 모두 8월에 잃은 거예요. 한 동안 어머니의 심장은 8월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격동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부담거리 큰아들의 행복을 위해 밤마다 길고 긴 기도를 하고 있는 중이지요. 생명을 빚지고 안온함을 빚지고, 그렇게 50년 넘게 살아왔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어머니에게 갚기 힘든 빚더미를 짐 지우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담하고 미안한 일입니다.

 

어쨌든 여전한 미안함과 한결같은 부끄러움 속에서 다시 시작된 8, 나는 좀 더 단단해지기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개인적으로 치러야 할 일들과 공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 8월입니다. 자칫 중심을 잃고 많이 비틀거릴 수 있는 시간이 온 것이죠. 모쪼록 마음 다치지 말고 몸도 잘 추스르는 무탈할 시간 속에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어머니께서 앞으로 10번 이상의 8월을 만나게 되길 아울러 바라면서 내 쪽에서 먼저 8월에게 악수를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