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청사우
달빛사랑
2016. 2. 16. 13:18
어깨에 쌓인 눈을 털며 버스를 탔는데
하차할 때는 햇볕을 만났어요.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해 커피를 내릴 때
창밖에서는 다시 함박눈이 펄펄펄....
문득 김시습의 ‘사청사우’가 생각났습니다.
乍晴乍雨雨還晴(사청사우우환청)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是還毁我(예아편시환훼아)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
花開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認(기어세인수기인)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
잠시 개었다 비 내리고 내리다 다시 개니
하늘의 이치가 이럴진대 세상인심이야 오죽하겠는가.
나를 높이다가는 곧 도리어 나를 헐뜯고
명리를 피하다가는 돌이켜 스스로 공명을 구한다.
꽃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상관하겠는가,
구름이 오고 구름이 가도 산은 다투지 않는 법.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꼭 새겨두기를,
기쁨을 취한들 평생 즐거움을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