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게 온 책들 (9-26-목, 화창함)
달빛사랑
2024. 9. 26. 20:34
■
오늘, 철없는 늦더위의 몽니를 달래느라 분주한 가을바람과 함께 시집(박상률, 『그케 되았지라』, 걷는사람)과 소설집(김영범, 『불온한 외출』, 도화)이 내게 왔습니다. 한 권의 시집과 소설집이 나오기까지 시인과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영혼을 갈아 넣는지를 알기에 한 작품, 한 페이지도 허투루 읽을 수가 없습니다.
■
특히 이번 상률 형의 시집에는 어머님을 간병하며 쓴 시들이 많았는데, 형의 애틋한 마음과는 무관하게 점점 아이처럼 무구해지고, 자주 까무룩 까라지시는 어머님의 건강이 걱정되어, 읽다가 자주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형의 시들에 관한 따뜻하고 자세한 분석은 정우영 형이 이미 시집 해설(‘유연하고 속 깊은 성찰의 세계’)에서 ‘속 깊게’ 해 놓으신 터라 나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다음 시집에서도 어머님과 형이 나누는 정겹고도 애틋한,, 세상 무해 한 대화를 꼭 시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님의 안녕과 형의 건강, 건필을 기원합니다.
■
나의 벗 김영범 작가의 이번 소설집에는 모두 9편의 소설들이 실려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인물과 사건들의 숨은 의미를 때론 우화적으로, 때로는 비판적으로, 또 때로는 애잔한 그리움과 희망을 담아 다채롭게 형상화한 그의 소설들은, 이번 가을, 세상의 정체와 우리 삶의 의미, 잊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관해 생각을 집중하고 있는 많은 독자에게 (확실한 답은 아니더라도)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을 거라 나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