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9월은 부풀 거야 (9-1-일, 맑음)
달빛사랑
2024. 9. 1. 23:47
새로운 다짐을 하며 한 해를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덟 번째 달을 보내고 아홉 번째 달을 맞았다. 딱히 이루어지는 건 별로 없어도 새로운 해와 달이 시작될 때면 늘 소망을 담은 몇 가지 다짐을 해왔습니다. 그렇듯 매번 하는 다짐이 밥 먹은 뒤의 트림처럼 하찮게 여겨진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습관처럼 반복되는 다짐이라도 뭔가 새로운 순간, 새롭게 시작하는 해와 달 앞에선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당연히 나는 9월 앞에서 또 다짐을 반복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지출을 줄이고, 술을 덜 마시고, 누군가를 절대 미워하지 않겠다는 그런 다짐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아, 체중은 빼고) 부풀어 보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래서 그리운 ‘그 사람’과의 만남에 부풀고, 책과 영화와 음악에 부풀고, 단골집의 새로운 안주에 부풀고, 귀갓길에 만나는 상쾌한 바람에 부풀고, 한낮의 햇살과 푸른 하늘에 부풀고, 자꾸만 생각나는 추억에도 부풀고,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희망인 내 마음속 바람(願)에도 괜스레 부푸는, 그런 9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