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도무지 알 수 없는 (8-23-금, 비 오고 갬)

달빛사랑 2024. 8. 23. 23:42

 

왜 그런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를테면 내 생활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고 그 잘못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는데, 생활은 여전히 거기서 거기다. 김수영이 시 ‘폭포’에서 경계했던 ‘나타와 안정’의 유혹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독서보다는 영상을 좋아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노력해서 어렵게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쉽사리 얻으려 한다. 또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라면과 냉면, 국수를 여전히 끊지 못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일주일째 삼가고 있지만 언제 다시 손이 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내 나이에는 식생활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제껏 지녀왔던 식습관을 고수하면 지병과 병상의 삶을 향해 질주하는 꼴이다. 요즘 접하는 정보들은 하나같이 60대인 나의 식습관을 질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정보)을 자칭 전문가들의 장사 밑천이나 대중을 향한 겁박의 도구라고 여기고 있다. 나는 어쩌다가 타인의 조언과 가치중립의 정보들조차 나를 겁박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