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방문 ❚ 집요한 여름비 (5-7-화, 비)
사흘째 종일 비가 내리네. 이 비 그치면 여름은 더욱 깊어져 있을 거야. 물론 비를 좋아하는 나는 사흘 동안 기분 좋았어. 예보에 의하면 내일은 쾌청하다는데, 사흘 내내 비를 봤으니 이제 햇볕 볼 때도 됐다고 생각해. 몇 개의 업무를 처리하고 오후에는 아래 어금니 임플란트를 점검하러 치과에 가야 했지. 우산 받쳐 들고 치과 가는 길, 반팔 입고 나왔더니 바람 불 때는 살짝 소름이 돋았어. 하지만 추운 것과는 달랐어. 오히려 상쾌했다고 해야 할까. 임플란트 공식(?) 진료 일정은 오늘이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아뿔싸! 완벽주의 원장님은 교합지를 여러 번 깨물게 해 보더니, 왼쪽 (어금니) 임플란트 교합이 맘에 안 든다며 다시 만들겠다는 거야. 또 일주일 연장이 된 거지. 하지만 나는 이런 더디지만 확실한 진료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 프로의식의 발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아무튼 그래서 30분이면 끝날 진료가 오른쪽 확인하고, 빼고, 수정하고, 다시 끼우고, 왼쪽 역시 다시 레이저로 본을 뜨고, 뺐다 끼웠다 하느라고 꼬박 두 시간이 걸렸지 뭐야. 살짝 지루하고, 졸리기는 했어. 치과를 나와 청사로 돌아올 때는 물론이고 퇴근해서 집에 도착올 때도 비는 내렸어. 대신 공기는 요 며칠 깨끗했지. 저녁은 국 끓이기 귀찮아서 냉장고에 있던 모든 채소(청경채, 콩나물, 버섯, 숙주, 양파)를 집어넣고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캬~! 중국집 짬뽕만큼이나 맛있더군. 최근 체중이 늘어 야식은 절대 먹지 않았지. 비록 오늘 산 주식은 가격이 하락했지만, 기호일보 '금요논단' 원고는 그럭저럭 완성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 소재 고갈로 고민 좀 했거든. 아무튼 연휴 이후 오랜만에 출근해서 부지런하게 하루를 보낸 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