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희망과 탐욕의 그 어디쯤 (4-11-목, 간헐적 흐림)

달빛사랑 2024. 4. 11. 23:52

 

개헌이 가능한 200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범야권의 압승으로 선거는 마무리되었다. 설사 200석이 되었다고 해도 저들의 싸움일 뿐 민중의 삶이 달라질 건 없다. 승리한 자들이나 패배한 자들이나 각각의 정치세력들은 저마다의 잇속과 기득권 사수를 위해 분주해질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국의원들은 표를 얻기 위해 잠시 구부렸던 목과 허리를 다시 꼿꼿하게 펴고 세우며 자신을 지지한 민중의 아우성과 절박한 요구를 시나브로 잊어가겠지. 밥과 세금을 축내면서 주인을 겁박하며 하인 주제에 떠세하겠지. 그게 늘 민도 낮은 나라의 선거 후일담이었으니, 이번이라고 다를까?

 

하지만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기대를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도 어쩔 수 없다. 우리의 희망과 저들의 탐욕 그 어디쯤인가에서 신음하고 있을 이 땅의 양심과 민주주의를, 선거라는 카니발 기간에만 묶어둘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우리의 호흡과 삶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도저한 실천과 감시, 참여가 필요하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정한 전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본래 우리 것이었으나 지금은 빼앗긴 우리 몫의 행복을 되찾기 위하여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깨어 있지 않으면 점점 모든 걸 잃게 된다. 우리가 사고하기를 포기하고 마침내 의식이 순치되는 순간, 저들이 구태여 행동하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우리 몫의 행복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저들에게 가져다주게 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얼마나 슬프고도 섬찟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