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불면의 밤 (1-25-목, 흐림)

달빛사랑 2024. 1. 25. 20:53

 

어제는 낮잠도 안 잤는데 밤에 잠이 안 와 결국 새벽 2시쯤 일어나 수면제 2알을 먹었다. 사실 11시쯤부터 졸리긴 했다. 그래서 12시쯤 일단 잠자리에 들어 깜빡 잠을 잤는데, 꿈 때문이었을까, 소변을 보고 싶었던가, 아니면 머리맡에 있던 태블릿의 영상 재생 소리가 지나치게 컸던 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불행하게도 2시가 조금 넘어 잠에서 깼다. 다시 자보려고 베개를 바꿔 보고, 왼쪽 오른쪽 자세도 바꿔보고, 똑바로 누워 명상하듯 수면 유도 음악을 틀어놨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결국 책상 큰 모니터 뒤에 웅크리고 있던 약병에 에 눈이 갔고, 40여 개의 수면제 중 보라색 타원형 알약 2개를 꺼내 먹었다. 한 번에 두 알을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불면을 약으로 해결하려는 건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의사들은 말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원인치료를 강조한다. 즉 불면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잠을 잘 수 있다는 거다. 약은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잠을 자게 해 줄 뿐이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안다. 하지만 당장 괴로우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을 먹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튿날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약에 의존해서라도 잠을 자 둬야 하지 않겠는가. 개운한 상태로 아침을 맞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다. 결국 수면제는 필요악인 셈이다.❚

 

아무튼 컨디션이 아주 개운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2알의 수면제 때문인지 밤을 뜬눈으로 꼬박 세진 않았다. 양질의 잠은 아니지만, 9시까지 그럭저럭 선잠이나마 잘 수 있었다. 다만 이미 출근 시간이 임박했고 11시 반에는 치과 진료가 예약되어 할 수 없이 머리는 감지 못하고 대충 세수만 한 채 집을 나왔다. 청에 도착해서 출근 체크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진료가 길지는 않았다. 임시 치아로 인한 통증이 없었으므로 대충 입안과 틀니 상태를 확인한 후 다음 주에 다시 또 3번째로 본을 떠서 좀 더 편하고 보기 좋은 치아를 만들어 보자고 원장은 말했다. 임플란트가 이토록 지난한 과정인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도 이나마 통증 없는 상태의 임시 치아를 만들어 준 것은 원장의 능력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