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주점 갈매기 16주년 기념잔치 (11-18-토, 맑음)
달빛사랑
2023. 11. 18. 22:22
주점 갈매기 개업 16주년 기념일, 안팎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6년을 한결같이 한 자리를 지킨 단골주점 갈매기의 생일잔치에 참석해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지인들을 만났다. 갈매기 16년의 역사를 만드는 데는 사장인 종우 형의 노력이 가장 컸겠지만, 오늘 잔치에 참석한 단골들의 사랑과 관심 또한 갈매기를 지켜낸 큰 힘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 때나 찾아가도 내 집처럼 편한 술집, 연락 없이 불쑥 방문해도 익숙한 얼굴 한둘쯤은 항상 술 마시다 환하게 웃어주는 술집, 갈매기는 우리에게 그런 술집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고 지켜온 술집.
행사가 끝나고 술집을 나올 때 형수는 많은 양의 김치를 포장해 주었다. 김치를 받으면 기분이 좋다. 2차를 가자는 누군가의 제안에 차라리 우리 집엘 가자고 내가 말했고, 모두 동의했다. 나까지 7명(나, 자운, 신, 로미, 혁재, 은준, 근직)이 우리 집에서 술 마시다, 근직이는 먼저 가고 나머지 다섯은 우리 집에 잤다. 연이틀 술이다. 서너 달 만에 처음이다. 그간 평화를 되찾아가던 내 몸이 갑작스러운 음주와 자제력을 잃은 먹성에 깜짝 놀랐을 테지. 겨울밤은 가끔 우리의 통제력을 빼앗은 채 오늘처럼 엉뚱한 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곤 한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오히려 오랜만에 살 것 같았다. 올해가 다 가기 전, 몇 차례 더 오늘 같은 밤을 보내게 되겠지. 케 세라 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