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지역문화예술교육네트워크 간담회ㅣ치과 (9-7-목, 맑음)

달빛사랑 2023. 9. 7. 20:21

 

오전에 출근해서 출장 상신을 하고 오후에는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지역문화예술교육네트워크 교육감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5시에 치과수술이 예약되어 있어 적어도 4시 30분까지는 끝났어야 하는데, 교육감과 참석자들 사이에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져 간담회는 5시가 다 되어 끝이 났다. 현장에 참석한 지인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부리나케 행사장을 빠져나와 전철역으로 달려가 기차에 오른 것이 5시 3분, 이미 예약 시간에 맞춰 치과에 도착하기는 불가능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5시 10분쯤 치과 직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하는 수 없이 “얼추 도착했어요. 죄송합니다” 하고 거짓말을 했다. 다행히 주안에서 환승할 때 이내 기차가 와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긴장하기도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더니 치과에 도착했을 때는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정확히 5시 30분에 치과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마취를 하고 20분쯤 지난 후 수술실로 들어갔다. 아랫니와 달리 윗니는 수술에 어려움이 많았다. CT에 찍힌 것과는 달리 윗잇몸은 두께가 얇아 임플란트 심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내 잇몸 상태가 나빴기 때문이겠지만, 원장은 처음에 천공했던 잇몸뼈 위치 말고 다른 곳을 뚫어 임플란트를 심었다. 두 개를 식립 할 예정이었지만 세 군데를 천공한 셈이다. 약간 억울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내 탓이려니 하고 불평하지는 않았다. 그렇잖아도 시원찮은 잇몸에 구멍 하나 더 생겼으니 옆자리에 임플란트를 하면 혹시 영향이 없을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건 전문가의 몫이다.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수술은 7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레이저 촬영을 해서 식립 상황을 살펴보니 다행히 (치위생사 말로는) 잘, 예쁘게 심어졌다. 다만 2개의 플란트 간격이 너무 촘촘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뚫었던 곳이 간격 상으로는 맞는 곳이다. 다만 애초 생각했던 그곳의 잇몸 상태가 좋지 않아 도저히 안정적인 식립이 어렵다고 판단해 자리를 옮겼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아래쪽 잇몸은 100점짜리였는데 위쪽의 잇몸은 무척 부실하다며 원장은 혀를 찼다. 속으로 ‘아니 그런 것은 엑스레이나 CT만 살펴볼 게 아니라 환자의 잇몸을 직접 만져보거나 들여다봐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애초 견적서에는 상악동을 들어 올려 뼈 이식을 한 후 임플란트를 할 예정이어서 비용이 잡혔었는데, 오늘 수술 과정에서 뼈 이식은 없었다. 다행이다. 다만 나중에 하지 않은 진료의 진료비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어봐야겠다. 아니면 아랫니 틈이 조금 벌어졌는데 예쁜 크라운으로 덮어달라고 부탁해 볼 생각이다. 

 

간담회 할 때도 긴장을 하고, 수술 시간에 늦어 또 긴장하고, 수술 받으면서 내내 긴장해서 그런가 늦은 저녁을 먹고 혈당을 쟀더니 190 가까이 혈당스파이크가 일어났다. 게다가 처방약 중에 스테로이드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스테로이드제는 혈당을 무척 끌어올린다고 한다. 이래저래 오늘은 혈당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임플란트한 자리는 아프지 않은데 졸지에 뚫렸다가 메워진 잇몸 자리가 욱신거린다. 그래도 진통제 때문인지 참지 못할 통증은 아니다. 다음 주 목요일에 마지막 임플란트 수술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주의 토요일에는 절친 병설이의 딸 결혼식이 있고, 바로 다음날에는 내 생일(회갑) 모임이 잡혀 있어 그다음 주 화요일(19일)로 수술을 미루자고 내가 제안했더니, 원장은 “차라리 그게 좋겠어요. 현재 수술한 잇몸도 자리를 잡아야 하니 서둘러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요.” 했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바쁠수록 쉬어 가라고 했다. 특히 삶의 질을 바꾸는 일 아닌가. 서둘러서는 안 된다. 아무튼 오늘은 이래저래 피곤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