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수술 (8-25-금, 아침에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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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거센 소낙비가 다녀갔다. 빗소리에 잠이 깨어 이방 저 방 다니면 열어 놓은 창문을 확인해야 했다. 다행히 비는 들이치지 않았다. 오늘은 두 번째 임플란트 식립 수술이 있는 날이라서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었다. 사실 간단하다고 말을 했지만, 과일과 채소, 단백질을 포함한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절대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를 썰어서 올리브유에 살짝 볶고, 양배추와 오이, 당근과 블루베리를 곁들인 후, 그 위에 그릭요구르트나 리코타 치즈를 얹어 먹곤 하는데, 이게 제법 손이 많이 간다. 그리고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어야 해서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면 하루 섭취량을 훌쩍 넘길 만큼 양이 많아진다. 아직은 열량 계산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65kg이 되기까지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느라 아침을 걸렀는데, 이미 목표 체중에 도달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웬만하면 과일과 채식 위주의 아침을 먹으려고 한다. 새로운 식생활 습관을 만들어가는 일이 아직은 귀찮기보다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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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술도 잘 끝났다. 원장님이 나에게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무척 살뜰하게 챙겨주어 고맙고 믿음직스러웠다. 그녀는 단순한 식립이 아니라 임플란트가 완성될 당시의 잇몸 모양까지 신경 쓰면서 수술을 진행했다. 정성이 곧바로 실력으로 발현되는 건 아니겠지만, (대충 하는 것 같아도 확실한 결과를 보증하는 실력 있는 의사도 있고, 무척 살갑게 정성을 기울이지만 결과가 별로인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다) 아무쪼록 나는 원장님의 정성이 실력으로 발현되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들였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면 무척 슬플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엊그제 수술한 왼쪽 어금니쪽에 임시 치아를 꽂아주었다. 아직은 어색하다.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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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마치고 집에 오니 누나가 보낸 ‘뉴케어 당플랜 영양식’ 1박스가 배달되어 있었다. 너무 허기져 1팩을 먹어봤는데 무척 고소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 보니 수술한 사람이나 당 관리를 해야 하는 사람의 식사나 간식으로 먹는 제품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30개 한 박스에 53,900원, 자주 사서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시간이 있을 때는 귀찮더라도 내가 스스로 준비해서 식사할 예정이고 영양식은 오늘처럼 점심시간을 이미 많이 지난 상태에서 극도의 허기가 밀려올 때 속을 달래는 용도로 아껴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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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과도한 통증은 없었다. 다행이다. 원장님은 오늘 수술을 하면서 "환자분의 골질(잇몸뼈의 질)은 100점이에요. 너무 좋아요. 뼈가 너무 단단해도 좋은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환자분은 다만 양이 부족할 뿐이지 정말 좋네요." 했다. 뜻밖이었다. 관리를 열심히 하는데도 (방법이 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잇몸을 무척 원망 했는데, 그나마 잇몸뼈가 좋아 오랜 방치에도 불구하고 뼈 이식 없이 임플란트를 식립 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으니 놀라웠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