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인천평화축제 (9-3-일, 아침 일찍 소나기, 종일 흐림)

달빛사랑 2023. 9. 3. 18:28

 

다른 건 몰라도 민예총 후배들이 진행하는 '인천평화축제' 현장에는 가봐야 할 것 같아, 점심 먹고 운동 마치고 느지막이 행사가 열리는 아트플랫폼을 찾았다. 9월에 들어섰지만 날이 어찌나 덥고 습하던지, 차에서 내려 행사장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사이에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오랜만에 만난 세일 형, 정열 형, 남이 형, 그리고 창길, 찬영, 성환 등 선후배, 지인들과 반갑게 인사한 후, 시낭송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작가회의 회원들을 만나 격려해 주었다. 처음 보는 회원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한편, 오랜만에 나를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남이 형은 구석으로 나를 은밀하게 부르고는 "건강에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니지?" 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내가 "그럼요. 그동안 너무 몸을 막 썼잖아요. 건강을 위해 의식적으로 감량한 거예요"라고 했더니 "그럼 다행이고" 하면서도 미심쩍어 하는 표정은 거두지 않았다. 그 진지한 표정과 질문이 우습고도 고마웠다. 맘속이 뜨거워졌다.

폐막 공연에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이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이 전설의 밴드가 인천까지 오다니. 그들이 평화와 무슨 연관 고리가 있어 인천의 축제 현장에서 노래하게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비록 리허설 무대였지만, 오랜만에 '깊은 밤의 서정곡'을 다시 들어볼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임플란트 때문에 술도 마시지 못할뿐더러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공연 중간에 지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아침에 비가 내려 행사 준비한 후배들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히 종일 구름만 끼었을 뿐 비는 오지 않았다. 매년 평화축제 할 때면 자주 비가 내려, 정말이지 하늘이 밀어주지 않는다며 툴툴대곤 했는데, 올해는 운좋게 강수 예보에도 불구하고 비 피해 없이 행사를 마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모처럼 외출한 김에 아트플랫폼에서 신포시장을 거쳐 동인천역까지 천천히 걸어가 전철을 타고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