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네비게이션 임플란트 수술 (8-23-수, 종일 비)

달빛사랑 2023. 8. 23. 20:13

 

오늘 오전 치과에 들러 왼쪽 어금니 3개를 식립 했다. 컴퓨터와 3D 스캐너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수술이라서 일반 수술보다 시간이 덜 걸렸고 통증도 그리 심하진 않았다. 10시 30분 병원에 도착해 기본적인 검사를 하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한 후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가 식립을 시작했는데, 내비게이션 임플란트는 잇몸을 절개하지 않고 진행하는 수술이라서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비가 다소 비싸 건가?) 3개를 심는데 수술 시간은 1시간쯤 소요됐다. 오른쪽 어금니 3개는 금요일에 식립 한다.

 

수술 후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와 처방전을 받아 들고 치과를 나온 후, 약국에 들러 약을 받았다. 그리고 마취로 인해 감각 없는 볼과 턱에, 치과에서 받은 냉찜질팩을 댄 채 빗길을 걸어서 청사로 돌아왔다. 돌아오지 않은 감각 때문에 점심은 믹스 커피와 쌀과자 2개로 대신했다. 치과에서 처방해 준 소염 진통제의 복용법이 '식후 30분'이어서 뭐라도 먹어야만 했다. 혈당에 치명적인 두 가지 음식을 동시에 먹은 셈이다.

 

올여름은 비도 참 잦다. 나야 뭐 나쁘진 않으나 얼마 전 집중호우와 태풍에 피해 당은 이재민들은 비가 얼마나 원수 같을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비는 자꾸만 내리고 가을은 머뭇거림 없이 내 삶의 곳곳으로 스며들고..... 빗물로 단장하며 이곳에 스미고 있는 가을아, 너는 도대체 나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느냐?


지금은 밤 10시, 수술한 지 11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못 견딜 만큼 심한 통증은 아직 없다. 처방해 준 약은 점심과 저녁 두 차례 먹었다. 남자 치위생사는 말했다. "진통제를 주사했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직 통증이 찾아오지 않은 건 약기운 때문일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진통제의 효용이란 이런 것일 테니. 물론 가끔 신경을 건드리는 것 같은 작은 욱신거림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물질(임플란트)을 잇몸뼈 속에 강제로 박아 넣었는데, 전혀 아프지 않다면 그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통증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내 몸이, 신경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이만하면 됐다. 예후가 이렇다는 걸 알고 있기에 원장은 바로 이틀 뒤인 금요일에 오른쪽 어금니 식립을 계획한 한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