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떠날 때는 말없이? 그게 가능해? (9-5-화, 맑음)

달빛사랑 2023. 9. 5. 20:56

 

말없이 떠나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여기서 '말'이란 통념적인 의미의 음성언어만을 말하는 게 아니고, (말과 행동을 포함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해당 인물이 취한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스스로 떠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타의로 떠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좋은 감정으로 떠나는 경우도 있고 악감정을 지닌 채 떠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덕남을 남길 테고, 후자의 경우는 저주를 남기겠지. 그건 꼭 사무적이거나 공적인 관계에서만 그런 건 아니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 심지어 연인들 사이에도 다를 건 없다. 울며불며 매달리는 사람, 냉정하게 돌아서는 사람, 소리 없이 잠적해 버리는 사람, 쌍욕을 던지고 돌아서는 사람,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사람, 말없이 증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 비웃는 사람, 기가 막혀 웃는 사람 등등 각자가 해당 사랑에 걸었던 마음의 무게만큼이나 다양하고 깊고 넓고 복잡한 감정의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귀가하는 차 안에서 들었던, 얼마 전에 작고한 가수 현미의 노래 '떠날 때는 말없이'를 듣다가 문득 생각나서 적어봤다. 떠나는 여름조차 9월 중순이 다 될 때까지 이렇듯 미련이 많아 쉽사리 가을에게 자리를 내줄 생각을 하지 않는데, 사랑의 신열에 들떴던 애인들이 헤어지는 마당에 어찌 말 한마디, 감정의 토로 없이 떠날 수가 있겠는가. 만약 그게 가능한 일이라면, 그들은 사랑한 사이가 아니었으리. 

 

 

06:30분 기상 (공복혈당 105)
07:40분 아침 : 마요네즈, 그릭요구르트, 오이, 양파, 양배추, 블루베리, 딸기, 호두, 당근, 깻잎 (118-119)
12:10분 점심 : 샐러드(당근, 양파, 브로콜리, 깻잎, 양배추, 호두), 콩나물국, 방울토마토, 새송이버섯(146-137)
06:30분 저녁 : 피망 버섯볶음, 두부, 콩나물국, 김치, 밥, 오이지 (168-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