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표정과 나는 닮았다 (06-13-화, 맑음)
6월의 표정과 나는 닮았다.
눈물과 한숨과 벅찬 승리와
엄청난 상실과 아픈 기억까지 모두 지닌 6월.
오후에 수홍 형과 만났다. 친구인 강 선배의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던 터라서 얼굴은 다소 수척해 보였다. 쓸쓸하고 허전해서 연락했다며 술 한잔하자고 했다. 장례 기간 내내 술 마셨을 텐데, 그래도 또 술 생각이 나느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도 있는 법이니까. 5시쯤 ‘경희네’서 만났다. 형으로부터 강 선배의 죽음에 관한 몰랐던 사실들을 들을 수 있었다. 애잔한 이야기였다. 죽음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늘 낯설다. 죽음이란 필터를 통해 누군가의 삶을 조명하면 평소 알던 그의 모습과는 무척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모습을 보게 된들 무얼 하겠는가. 이미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후인데…….
30분쯤 지났을 때 상훈이가 합류했다. 수홍 형이 연락했던 모양이다. 두 사람은 사업과 관련해 서로에게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나는 거리의 저녁 풍경을 바라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흘려들었다. 7시가 지났을 때도 볕이 뜨거웠다. 낮술 마시는 느낌이었다. 상훈이가 친구와의 약속을 이유로 먼저 나가고 나와 수홍 형은 ‘비틀스’에 들러 음악을 들었다. 비틀스 사장님도 폐암 투병 중이었다.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 눈빛도 그렇고 목소리에도 힘이 빠져 있었다. 안쓰러웠다.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상훈이와 친구가 “그것 봐, 이 형들 여기 계실 거라고 했잖아.” 하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수홍 형은 취했다며 먼저 가고, 나는 제고 후배들과 맥주 서너 병 더 마시다 전철 타고 돌아왔다. 돌아와 냉면을 끓여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