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芒種), 현충일 (06-06-화, 맑음)
오늘은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芒種).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망종이란 벼 · 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다. 망종까지는 보리를 모두 베어야 빈터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는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때이다.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에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일수록 더욱 바쁘다. 그래서 이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일 년 중 제일 바쁜 시기이다. 비가 많이 내리며, 농가는 모내기 준비로 바쁘다. 결국 망종은 심고 거두는 날인 셈이다. 그렇다면 나는 올 한 해, 무엇을 심고 또 무엇을 거둘 것인가.
오늘은 제68회 현충일, 나라를 위해 죽어간 많은 이의 바로 그 '목숨'에 관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 기꺼운 마음으로 스스로 바친 목숨도 있을 것이고, 억울하게 죽거나 의지와 상관없이 '바쳐진' 목숨들도 있을 것이다. 죽고 난 후에 그들의 이름 앞에 그 어떤 휘황한 영예와 별칭이 주어진다 한들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죽은 이는 말이 없고, 그들이 목숨 바쳐 지키려 했던 나라는 그들의 죽음을 잊거나 국민의 바람을 자주 외면하는 것을...... 모든 죽음은 단지 애달플 뿐이다. 순국, 호국 등 그들의 죽음 앞에 그 어떤 수식어를 붙인다 해도 나에게 그들은 그저 안타까운 영혼들일 뿐이다. 따라서 그들을 추모하는 일은 애국심의 발로도 아니고 그들이 선택한 죽음의 방식을 존중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안타깝게 죽어간 이들을 향한 산 사람의 마음이다. 나라 돌아가는 꼴이 요즘 같을 때, 더욱 그들의 죽음이 덧없어 보인다. 국민에게 나라는 도대체 무엇인가, 나라는 국민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