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2월은 항상 나를 설레게 해 (12-01-목, 맑음)
달빛사랑
2022. 12. 1. 00:11
이제 이곳은 겨울, 몇 사발의 그리움과
서너 개의 소문들로 견뎌야 하는 계절
이미 들판 여기저기선 불이 오르고
창문마다 방풍(防風) 비닐이 쳐졌는데도
겨울은 선뜻 마을로 들어와
가난한 살림들을 위협하지 않는다
아는 것일까 12월
떠날 것들 이미 다 떠나고
이곳엔 살 부비는 사랑만이 남아 있음을
문계봉, '12월' 중에서
12월은 늘 나를 설레게 합니다. 어차피 지나온 1년은 내가 겪은 날들이잖아요. 싫은 날도 있었고 행복한 날도 있었지요. 그렇다고 싫은 날은 버리고 행복한 날만 골라 다시 살 수 없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새로 마주하게 될 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훨씬 좋은 거잖아요. 아무리 좋은 날이 많았더라도 지나간 날은 지나간 날인 거예요. 그러니 한 해가 바뀔 때면 맘이 설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저무는 한 해에 대해서는 예의를 표할 생각입니다. 다사다난함 속에서 부지런히 달려왔으니까요. 제 몫의 사명을 다한 것이니까요. 그 예의와 경의 속에서도 다가올 날들에 대한 설렘을 감출 수는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