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브라보 마이 라이프! (11-15-火, 흐리고 잠깐 비)

달빛사랑 2022. 11. 15. 00:10

 

다인아트 윤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고 갈매기에 도착했을 때, 윤 대표 앞에는 혁재가 앉아 있었습니다. 평소처럼 취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안심했습니다. 그의 건강도 걱정이지만, 최근에는 그의 주사도 부담스러워졌거든요. 윤 대표는 술이 들어가자 여기저기 연락하며 판을 키웠습니다. 퇴근하던 화가 영옥이 합류하게 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나도 한때 술판 키우기를 좋아했는데, 그러한 행동의 이면에는 외로움,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윤 대표도 마음이 공허하기 때문일 겁니다. 

갈매기에 도착해서 40분쯤 지났을 때는 조구 형과 세만 형도 갈매기를 찾았습니다. 예고 없이 찾았는데 우연찮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조구 형은 지난주에 뵌 적이 있었지만, 세만 형은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건강이 좋아 보여서 내 기분도 좋았습니다.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좋은 선배들입니다. 형들 자리에 앉아 술 한 잔씩 따라드리고 이내 내 자리로 와서 술을 마셨는데, 희한하게 희한하게 오늘은 술이 썩 당기질 않더군요. 이런 날은 조심해야 합니다. 쉽게 취하기 때문이지요. 

이동렬 선배와 심형진 선배도 윤 대표의 전화를 받고 갈매기에 들렀는데, 다른 일정이 있다며 인사만 나누고 이내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김장하면 김치 좀 달라고 형진 형에게 기습적으로 부탁을 했는데, (점점 뻔뻔해지고 있습니다) 형진 형은 흔쾌히 그러마고 하더군요. 난 선배 복도 많은 사람입니다. 보운 형도 김치 한 통을 주기로 했는데, 그렇다면 올겨울에는 제법 넉넉하게 김치를 쟁여둘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오늘은 막걸리를 마시다 소주로 바꿔 마셨는데, 처음처럼 1병, 진로 이즈백 한 병에 조구 형님 자리에서 술 따라드리며 형들에게 받아 마신 3잔까지 합치면 아마도 오늘 음주량은 막걸리 1병에 소주 2병 반을 마신 것 같습니다. 

늦은 밤, 찬영이가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됐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른 출세를 한 셈이지만 그는 그 일을 감당해 낼 충분한 자격과 능력이 있기에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역 문화편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나저나 혁재 어머님이 계속 편찮으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다고 하던데, 아무쪼록 별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들어서 택시 타고 귀가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비로소 취기가 올라오네요. 힘들고 지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파이팅 문계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