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비로소 블로그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10-19-水, 맑음)

달빛사랑 2022. 10. 19. 00:45

오늘에서야 블로그가 정상화되었다. 데이터 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닷새만이다. 하지만 화재의 후유증은 만만하지 않을 듯하다. 벌써 일부 시민들은 피해보상을 위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관련 그룹의 대표들을 불러 따져 물을 예정이다. 카카오 그룹의 경우, 공동 회장 중 한 명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손해 규모가 약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물적 피해보다도 더욱 뼈아픈 지점은 이제껏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던 카카오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대통령과 정부까지 나서서 독과점 폐해에 대한 시정 의지를 표명한 이상 어떤 형식으로든 카카오의 위상 변화는 필연적이라 하겠다. 물론 일부에서는 역설적이게도 이번 사건이 카카오의 영향력을 전 사회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카카오의 독주는 쉽사리 막지 못할 거라는 낙관적 전망도 없진 않지만, 그건 국민감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지나친 낙관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나만 해도 요 며칠 열리지 않는 블로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생계와 직결된 사업을 하다 피해를 입은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오죽하겠는가. 카카오든 에스케이든 미봉할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말고 책임질 일은 반드시 책임져야만 그나마 떠났던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안 그래도 급전직하로 떨어지던 카카오 주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하락하리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낙폭이 크지 않아 다행이다. 심지어 화재 발생 이틀째에는 5%나 주가가 오르기도 했는데, 뭔 조화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1천 3백만 원의 손해를 보고 있지만(손실율 43%),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골탈태 하는 자세를 보여주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과연 그러한 의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문어발식 확장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도덕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카카오는 다시 비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카카오의 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러한 모멸스러움을 뚱한 마음으로 지켜볼 게 아니라 오히려 반성과 재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카카오는 다시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가 하락은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추세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려는 노력은 각각의 기업이 감당해야 할 스스로의 몫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우량주인 애플 주가조차도 맥을 못추고 있는 형국이니 기죽지 말고 제발 이 위기를 성찰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