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흐리고 가끔 비 (7-23-Sat)

달빛사랑 2022. 7. 23. 00:27

 

오늘도 비 내렸다. 늦장마가 일주일째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예보에 의하면 내일까지 비가 오고 월요일부터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거라 한다. 명색이 한여름이고, 게다가 다음 주에는 중복이 있으니 더위도 제 나름의 자존심을 세우리라 짐작은 하고 있다. 그래봐야 한 달이다(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은 그 한 달이 지옥일 것이다). 한 달만 참으면 가을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나에게 오겠지. 가을이 온다고 내 신상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사람 일은 모르는 거지만, 변화가 있다 한들 그게 뭐 대수겠는가. 이전에 혹독한 변화로 인해 힘겨움을 모질게 견뎌본 터라서 별로 무서울 게 없다. 다만 신체상의 변화는 무섭다. 무섭다기보다 절망스럽다. 피부는 자꾸만 거칠어지고 잡티 같은 것들이 모르는 사이에 많아졌다. 재작년에 점을 뺀 후, 오히려 피부가 더 어두워진 것 같다. 자연스러운 피부 노화 때문인지 피부과 의사의 무성의한 시술 때문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부실해지는 이(齒)와 가늘어지는 모발, 적어지는 머리숱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늙는다는 건 어쩌면 감당할 일이 많아지는 일이리라. 평온한 주말에 멍하니 앉아서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무료하다기보다는 고마운 하루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