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뫼르소는 태양 때문에, 나는 비 때문에
달빛사랑
2022. 7. 21. 00:25
요즘 비가 무척 잦습니다. 나로서는 무척 즐거운 일이지요. 덕분에 아침저녁 날씨도 견딜 만합니다. 어제도 저녁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그날, 오랜만에 갈매기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6시 30분쯤 신포동에서 창수 형이 넘어오라고 하더군요. 사실 주문한 안주가 막 나오기도 했고, 더운 날 신포동까지 넘어가는 게 내키질 않아 거절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 순간 비와 함께라면 신포동까지 못 갈 일도 없다는 생각에 나온 병어회를 포장해 달라고 한 후, 종우 형에게 우산을 빌린 뒤, 택시를 타고 신포동 ‘신꼬’로 넘어갔습니다. 그 자리에는 유 모 박사도 함께 앉아있더군요. 그들이 창가에 자리를 잡고 있던 터라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소주를 마셨습니다. 갈매기에서는 막걸리를 마셨는데, 신꼬의 특별 메뉴 스지탕을 보니 소주가 생각났습니다. 정말 안주 괜찮았습니다. 각 2병씩을 먹은 것 같더군요. 그 자리에서 나와 2차로 근처 버텀라인에 들렀습니다. 썰렁한 홀에 사장인 정선이 홀로 앉아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유 박사는 혼자 뭔가 한참을 궁시렁대다가 먼저 가고 창수 형과 나는 시차를 두고 나왔습니다. 형은 대리운전을 부르고 나는 문화재단 앞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지요. 섞어 먹어서 그런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고생 좀 했습니다. 비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내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