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화요일, 정월 대보름
오늘은 검은 호랑이의 기상을 품고 힘차게 열린
임인년 정월 대보름날입니다.
휘영청 높이 떠서 세상을 비추는 보름달처럼
계획하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원만하게 풀리고 알차게 영그는
넉넉한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울러 서로 어우러져 풍미를 내는 오곡밥처럼
견고한 내면과 알찬 영양을 지닌 부럼처럼
상생과 번영의 인천, 그리고 인천교육이 되길
정월 대보름달을 향해 빌어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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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보기가 너무도 힘들다. 엄청난 정신적 고문을 참아야 하는, 마치 극기 훈련 같다. ‘나쁜 놈’을 향한 ‘노골적으로 더 나쁜 놈’의 네거티브는 얼마나 유치하고 파렴치한지, 사춘기 아이들의 몽니와 생떼 같다. 노골적으로 더 나쁜 놈과 그의 핵심들은 ‘아니면 말고’와 ‘그럼 어쩔 건데’밖에 할 말이 없는 모양이다.
한편 '나쁜 놈'의 반격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실제로는 나쁜 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 보인다. 반공 소년처럼 ‘나는 나쁜 놈이 싫어요(아녜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고 나쁜 놈이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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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전국 문학인 1,110명이 모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냈다는데, 연명인 명단에 내 이름도 들어있어 무척 난감했다. (한국작가회의 측에서 연명인 명단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착오가 아닐까 짐작해 보지만.....) 물론 ‘노골적으로 더 나쁜 놈’이 싫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성명서의 주인공인 모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나에게는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따로 있고, 해당 조직에서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어떨 때는 원칙적으로 (보이콧하고) 또 어떨 때는 실리를 위해 나름의 정치적 선택(비판적 지지)을 해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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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다고 빼달라고 하려니, 1,109명, 친숙한 이름들의 진정성과 간절함을 외면하는 것 같아 무척 망설여진다. “나도 당신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노골적으로 더 나쁜 놈'이 당선되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채근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익숙한 논리다. 그래서 더 아프다. 선택지가 풍부하지 못한 선거판은 이래서 고약하다.